HOME >> 센터사랑방 > 양육정보
[보도]칼럼-아빠 믿어주기!! 2014-01-29
작성자 나맘

2014년에는, 아빠한번 믿어보세요!!

칼럼리스트 소인환

아이가 둘인 제 아내는 이렇게 말합니다. 애를 셋 키운다고요.
네. 예상하시는 대로 한 명은 남편인 저입니다. 무슨 뜻일까요? 제가 애들 같다니, 행동이 애들 같다는 말이겠죠.
어떤 행동이 그렇다는 걸까 이해가 잘 안됩니다. 동감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라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아내에게 무슨 뜻이냐고 재차 물어봤습니다. 제가 '자기 생각만하고 남 생각을 안 한다'네요.
그래도 이해가 안됩니다. '예를 들어달라'고 했습니다. 제가 배가 고프면 자기 밥상만 차려서 먹는답니다.
아니, 식사 때가 지났는데 밥을 못 먹었으니 혼자 얼른 차려먹은 것인데 이게 제 생각만 한 것인가요?
밥상 차려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말이죠.

초점은 그게 아니고 애들 밥은 먹었냐고 물어보지도 않았다는 것이랍니다.
아~ 그거였군요!
그렇군요.
그랬습니다.
미처 생각 못했습니다. 앞으론 챙기겠습니다. 그렇지만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제 아내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남편을 아이처럼 생각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TV토크쇼에서도 종종 그런 이야기가 나오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그런 글이 심심치 않게 봤습니다.
남자들이 좀 단순하긴 하죠. 인정합니다.
하지만 제 아내인 애들 어머니에게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아빠인 저는 사고방식이 유치하므로, 애들이 좋아하는 놀이를 잘 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아이들을 깨끗하고 예쁘게 데리고 놀 자신은 없지만 제가 찾아낸 놀이로 아이들이 땀 뻘뻘 흘리며 신나게 놀게 할 수 있다고요.
자신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거실에선 풍선으로 배구를 합니다. 네트는 빨래건조대입니다.
가끔 빨래와 함께 네트를 무너뜨리고 화분을 넘어뜨린 적도 있지만 괜찮습니다. 다치지 않았으니 다시 세우면 됩니다.

아이들과 나갈 때는 달리기를 합니다. 일명 '나 잡아봐라' 달리기 입니다. 이유는 없습니다.
아이들이 달리다가 넘어진 적도 있지만 평소 운동을 안 하는 제겐 짧은 시간 꽤 많은 운동이 됩니다.

주말농장에 채소를 키우러 다닙니다. 땡볕아래서 상추를 심고 배추에 물주고 오면 얼굴도 타고 손도 신발도 더러워 집니다.
가끔 풀 독이 오르는 경우가 있지만 신선한 채소를 먹을 수 있습니다.

눈이 오면 동네 뒷산에 썰매를 타러 갑니다. 썰매를 타다가 구르니 옷은 젖고 콧물이 흐르지만 이마엔 땀이 흐릅니다.
한번은 안 쓰는 아기욕조로 썰매를 타다가 부쉈는데 덕분에 목욕탕이 넓어졌습니다.

애들 어머니, 애들하고 노는 순간은 아이가 된 것처럼 즐겁습니다. 아빠가 여전히 서툴고 어설퍼서 안심이 되진 않으시겠지만
내버려둬도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아빠가 재미를 찾으면 좀 더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될 겁니다. 이렇게 말이죠.

산업현장 견학을 가봤습니다. 그 중 제철소는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TV에서만 보던 시뻘건 철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엄청난 소리와 뜨거운 열기와 함께 눈으로 직접 보니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였으니까요. 제 눈엔 제철공장이 어떻게 배치되어야 원료하역부터 생산과정이 효율적일지도 보입니다.
학장시절 철을 만들 때는 철광석과 코크스, 석회석을 넣는다고 외우던 것도 기억납니다.

안보탐방도 꽤 괜찮습니다. 땅굴에 갔을 때는 그 깊은 땅속 단단한 바위를 오랜 기간 파내려 온 집요함에 놀랐습니다.
전망대에 올라 철조망에 가로막힌 북녘땅을 바라보는 느낌도 묘합니다.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적막한 곳에 새들만 자유롭게 날아다니구요.
길에서 훈련 중인 군인 아저씨를 만나니 지나간 군대 생활이 떠오릅니다.

과학관도 좋습니다. 특히 천문대가 환상적이더군요.
천문대 돔 천장이 열렸을 때는 마치 로보트태권V기지에 온 기분이었습니다.

역사탐방도 추천합니다. 박물관도 좋지만 개인적으론 한양도성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성곽을 걸으면서 임금님이 있던 경복궁을 중심으로 양반들이 살던 북촌, 행정의 중심지 육조거리,
유생들이 공부하던 성균관 등을 내려다보면 조선시대 한양의 모습을 추리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조선시대와 비교해보면 땅 값은 어디가 더 올랐을까요?

애들 어머니! 남편이 비록 어설프지만, 하다보니 처음보다 많이 나아지지 않았습니까? 세심한 배려는 여전히 잘 못하지만
처음가보는 곳은 헤매지 않고 잘 찾아가고요.
아빠가 느끼는 재미까지 아이들이 공감하진 못하겠지만 이야깃거리가 되는 것만으로도 아빠는 충분합니다.

그러니 너무 세세한 것까지 엄마스타일에 맞추라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 그러면 왠지 하기 싫어지거든요.
 지금처럼 아빠 스타일을 내버려두면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단순한 시스템이 닥달한다고 우아한 시스템으로 통째로 바뀔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겠습니까?

나맘입니다.

많은 육아도서 및 언론에서 아빠의 양육참여를 독려하면서, 아빠의 역할이 커지고 어떻게 해야할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빠와 엄마가 양육상황에서 일관성을 가지는 것은, 가족규칙에 대한 일관성이지 아빠의 양육방식, 또는 엄마의 양육방식에 서로를 맞추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아빠와 엄마도 타고난 성향, 살아온 환경과 역사가 다른만큼 너무나 다른 존재이며 그 다양성만큼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만 늘여주셔도 충분히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위의 글에서처럼 대부분의 “엄마”들은 아빠의 양육참여 방법이 못마땅합니다. 왜냐하면, 그건 엄마가 제일 잘할 수 있고, 제일 잘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이 순간” 내 아이와 함께하고 있는 아빠의 방법이 아무리 어색해보이고 만족스럽지 않아도 간섭하고 조언하기보다 기다려주신다면 엄마가 해줄 수 없는 부분들- 다칠까봐, 힘들까봐 스스로 뭔가를 시도하고 탐험하게 하는 등-을 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빠들께서 노력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고, 아빠 한번 믿어봅니다!!!

[Comment]
현재 등록된 덧글이 없습니다.
덧글은 회원만 쓰실수 있습니다.HTML은 지원하지 않습니다.
작성자 비밀번호